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의 사회적 관계와 돌보봄(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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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6-01-08 14:23 조회 126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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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관련하여 중년 여성은 주로 돌봄 일자리 종사자 또는 가족 내 재생산 담당자로 논의되어왔다. 대체로 돌봄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제공자로 간주되곤 하는 중년 여성은, 돌봄 받는 자신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위치에 있다. 본 연구는 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이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어떻게 돌봄을 인식하고 실천하는지를 파악하여, 가족 너머 돌봄의 관계 가능성과 현실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의 삶에서 돌봄의 요구는 어떤 계기와 의미로 생겨나는가, 둘째, 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은 어떠한 방식과 형태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셋째, 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은 일상생활에서 돌봄의 정의와 범위를 어떻게 인식하고 실천하는가를 탐구하였다. 주요 연구방법으로 1:1 심층면접을 진행하였다. 조사에 참여한 1인가구 여성은 40세부터 57세까지 10명으로,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경제활동을 해왔으며, 혼자 거주한 기간은 7년~30년이다.
‘중년’으로, ‘비혼 1인가구’로, ‘여성’으로 살면서 느끼는 공통점은 우선 나이듦의 자각이다. 이들은 갱년기와 관련된 신체적, 정신적 징후, 한번씩 경험하는 질병, 오랜 노동으로 축적된 피로에 의해 나이듦을 구체적 현실로 마주한다. 청년이나 고령자에 비해 정책지원이 적고, 출산하지 않는 여성으로서 제도의 지원대상이 되지 않음을 느끼는 중년 1인가구 여성들은, 돌봄에 관해 제도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고 혼자 맞는 위험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1인가구는 혼자 거주하되 홀로 고립되지 않는, 관계 속에서 어울려 사는 존재이며, 이는 근래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부상했던 1인가구 정책들이 대체로 표방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향성을 돌봄이라는 문제와 연결하여 살펴본 결과, 현실의 한계와 가능성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한계로는 돌봄의 요청 대상, 즉 자신의 신체를 의탁할 수 있는 돌봄자로 여전히 혈연가족을 꼽고 있다는 점과 자기 미래의 거의 유일한 돌봄 대안으로 돈을 꼽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가능성 또한 읽을 수 있었는데, 사회적 관계의 유지와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 또한 연대 돌봄을 실천함으로써 개인 간의 관계를 넘어서는 돌봄을 사고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억을 공유하는 관계도, 취향과 관심사를 함께하는 관계도, 지역에서의 소비와 관련한 활동도, 직장을 비롯한 공적 경제활동도 돌봄과 연대의 감각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들의 돌봄 인식과 경험을 통해, 혈연가족 외에 유대감과 지지의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것은 선언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님 또한 드러났다. 혈연 및 혼인으로 형성된 가족이 오랫동안 돌봄의 책임과 권리의 중심이 되어온 사회에서, 혈연가족의 강조가 단지 법조문과 제도에만 있을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각인되어 있음을 현실적으로 직시해야 한다. 신세 지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의존을 부끄러워하며 ‘기브 앤 테이크’가 관계를 지배하는 경향에 대해 더 고민하고 의존의 부담감을 넘어서지 않으면 결국 가족과 시장 서비스에의 의존을 더 가중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돌봄을 실현하는 사회적 지지체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책무를 강화하는 것과 사회적 관계를 통해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가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즉 제도로부터의 돌봄과 사회적 관계망으로부터의 돌봄을 적절하게 융화하여 지지체계를 촘촘하고 단단하게 구축해야하는 것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 공통으로 갖는 취약성 중 국가가 해결 또는 개입할 수 있는 사항들을 점검하고, 고독사 또는 안전사고에 대한 공포의 문제는 공공이 그 해결의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개인들 사이의 관계망을 튼튼히 하기 위해 다양한 관계와 돌봄의 모델을 발굴하고 시도해야 할 것이다.



